HOME >> 커버스토리 2003.11.20. 1779호
미국 TV앵커들 “묻지마 학력”

미국 국민이 매일 시청하는 3대 TV의 저녁 뉴스 앵커는 모두 환갑이 넘은 노익장들이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미국 명문대를 나온 우등생도 아니다. 미국 방송계에서는 학력에 관계없이 능력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세 사람 중 1983년부터 ABC 저녁 뉴스를 진행하고 있는 피터 제닝스(Peter Jennings·65)가 가장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1938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난 그는 9살 때 CBC(Canadian Broadcasting Corporation)에서 어린이 쇼를 진행하면서 방송계에 입문했다. 이후 사립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온타리오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하다가 1962년 CTV(캐나다TV) 공동 앵커가 됐다. 이후 1964년 뉴욕으로 건너와서 ABC 통신원으로 일하기 시작한 것이다.

피터 제닝스가 이런 길을 걸어오기까지는 아버지 영향이 컸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아버지 찰스 제닝스(Charles Jennings)는 저널리스트이자 아나운서로 CBC이사까지 지냈다. 대를 이어 방송인으로 활동하는 피터 제닝스의 학력이 ‘고교 중퇴’라고 손가락질하는 미국인은 아무도 없다. 피터 제닝스는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고 지난 7월 밝혔다.

피터 제닝스보다 1년 앞선 1982년부터 NBC 저녁 뉴스를 진행하고 있는 톰 브로커(Tom Brokaw·63)는 라디오 리포터로 방송활동을 시작했다. 1940년 사우스 다코타주 웹스터에서 태어난 그는 사우스 다코타 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세 사람 중에서 그나마 대학교와 가장 인연이 깊은 사람은 CBS의 댄 레더(Dan Rather·72)다. 1931년 텍사스주 와튼에서 태어난 댄 레더는 1953년 샘 휴스턴 주립교대에서 언론학을 전공했고 사우스 텍사스 법대도 다녔다. 그는 1962년 CBS 뉴스팀에 합류한 이후 30년 이상 저녁 뉴스 앵커를 맡고 있으며, 1994년 샘 휴스턴 주립대학에서는 언론학과 빌딩에 그의 이름을 붙였다.

서일호 주간조선 기자(ihse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