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문화 2003.01.30. 1739호
[스타클릭] 한국의 ‘클리프리처드’ 가수 성시경
미남에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사랑 노래
클리프 이후 33년 만에 이대 강당서 공연

“조금 쉬고 여행 다녀온 후 2003년 새학기부터는 열심히 공부할 계획입니다. 물론 음악은 더욱 열심히 들을 거고요.”

1월18·19일 연세대 백주년 기념관에서 콘서트를 연 가수 성시경(24)은 고려대 사회학과 4학년. 새학기를 맞는 각오는 여느 학생들과 다를 바 없었다.

17일 저녁 강남에서 안무 연습을 마치고 공연 리허설과 인터뷰를 위해 신촌으로 달려온 성시경은 기자에게 자신의 복장과 헤어스타일이 지나치게 캐주얼함을 양해해 달라고 하는 매너를 보였다.

“이번 공연으로 공식적인 2집 활동이 마무리되는 셈이죠. 그동안 노래, 토크쇼 등으로 방전된 제 자신을 충전시킬 거예요. 물론 아직도 이런저런 방송 스케줄은 남아있지만요.”

186cm의 훤칠한 키에 하얀 피부, 감미로운 목소리와 반짝이는 눈을 가진 성시경은 특히 여성팬들이 많다. 2002년 9월에는 이화여대 강당에서 공연을 했다. 1960년대 ‘팝 아이콘’ 클리프 리처드가 1969년 대중가수로는 처음 이곳 무대에 선 이후 33년 만이다. 그만큼 성시경에게는 여대생팬층이 두텁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 공연을 계기로 그는 이화여대 명예홍보대사직을 맡게 됐다.

“어머니와 작은 누나가 이대를 나왔어요. 저에게는 무척이나 친근한 학교죠. 그런데도 입시 때면 저는 항상 연세대가 아닌 고려대를 응시했어요. 그것도 세 번씩이나. 희한하죠.”

1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난 성시경은 삼수를 해서 고려대 사회학과에 진학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고려대에 세 번 합격한 것이다. 1998년도 입시 첫해는 고려대 경제학과에 합격했다. 서울대에 미련이 남았던 성시경은 학교에 나가지 않고 종로학원에서 재수를 했다. 그러나 성적은 오히려 떨어졌고 1999년에는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에 합격했다. 식품자원경제학과는 과거의 농경제학과를 말한다. 이번에는 한 학기를 다녔지만 역시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다. 삼수를 결심한 성시경은 독학으로 공부했고 모의고사는 잘 봤으나 수능 성적이 예상보다 낮게 나와 고려대 사회학과에 합격했다.

“재수, 삼수를 하게 되니까 역시 불안해지더라고요. 남들은 열심히 뛰는데 저만 신발끈을 다시 매고있는 것 같았죠. 결국 고려대 사회학과에 정착하게 됐습니다.”

●고려대에만 3번 합격

대학생이 된 성시경은 음악에 더욱 심취했다. 중학교 때부터 머라이어 캐리의 노래 가사를 외워서 따라불렀던 그였기에 자유가 주어지자 자연스럽게 음악을 깊이 파고들기 시작했다.

“어릴 적에 가수가 되는 꿈은 가지고 있지 않았어요. 그런데 자라면서 음악이 너무 좋더라고요. 연예인이 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고 그냥 노래하는 가수만 해보고 싶어졌죠.”

그러다가 2000년 7월 한 인터넷 사이트가 주최한 사이버 가요제 ‘뜨악 페스티벌’에 참가해서 입상했고 그해 10월 다른 수상자들과 함께 ‘발악’이라는 옴니버스 앨범을 냈다. 2001년 4월에는 혼자서 1집을 냈고 여기에 실린 ‘처음처럼’은 방송 3사 라디오 PD들에 의해 ‘2001년 5월의 노래’로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인기는 지금과 비교가 되지 않지만 성시경은 2001년 MBC 10대 가수 가요제 신인상, SBS 가요대전 신인상, 골든디스크상 신인상을 차지했다.

2002년 7월에는 성시경을 스타덤에 올려놓은 2집 ‘멜로디 다모르’를 발표했다. 이 앨범에 실린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는 수많은 여성팬들을 설레게 했다.

“생김새만 보면 제가 연대생같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저는 고대의 독특한 분위기를 좋아해요. 맥주보다는 소주와 막걸리가 좋고요. 투박하고 남성적인 느낌 괜찮지 않아요? 물론 요즘에는 옛날 같은 고대인은 드물지만요. 그래도 전교생이 교가를 끝까지 부를 수 있는 학교는 고대밖에 없을 거예요.”

가끔씩 영어단어를 섞어가며 이야기하는 성시경은 6~8세 때 홍콩에서 살았다. 당시 삼성물산에 근무하던 그의 아버지(58)가 홍콩으로 발령받았기 때문이다.

“홍콩에 있을 때는 영어를 배우기에 어린 나이였어요. 오히려 중학교 때 팝송 가사를 외운 것이 큰 도움이 됐죠.”

일찍부터 팝송에 빠진 성시경은 중고등학교 내내 반장을 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팝송에는 각운 같은 운율이 있어서 좋아요. 하나하나 뜯어서 음미해보면 정말 시라니까요. 우리 가요도 조금만 신경쓰면 좋을 텐데.”

아름다운 시 같은 가사들이 많아져야 세상도 밝아지고 연인들도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이쯤에서 자주 만나는 장나라와는 어떤 관계냐고 묻자 대뜸 “우리 사귀고 있어요”라고 대답한다. 이어 웃음….

●장나라와는 오빠·동생 사이

“제가 사귄다 안 사귄다를 말해봤자 임의로 해석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그렇지 않은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자면 정말 오빠ㆍ동생처럼 친한 사이예요. 상투적인 대답 아니라니까요.”

장나라와의 열애설에 워낙 많이 시달려서인지 대답은 명확했다. 그리고 이상형을 밝혔다.

“느낌이 통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예쁘고 못생기고는 그 다음 문제죠. 가수가 된 후 예쁜 사람은 많이 만나봤잖아요. 그런데도 더욱 느낌을 중시하게 되고 개인적인 취향을 찾게 되더라고요.”

성시경은 양띠로 올해 25세가 된다. 자칭 ‘주사파(술을 사랑하는 부류)’다. 아무리 바빠도 집 근처 포장마차는 자주 들르고 소주 2~3병 정도는 마셔야 그때부터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한 스포츠지 기자와 ‘취중토크’를 했을 때는 소주 7병을 마시고 심야 라디오 방송에 출연했던 ‘추억’도 있다.

“술도 좋지만 사람을 좋아하는 거예요. 함께 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보면 정말 친해지는 느낌이거든요. 새학기부터는 정말 친구들 좀 많이 만나려고요. 그리고 평생 하겠다는 장담은 이르지만 음악을 열심히 할 거예요. 제가 ‘평생’이라는 말을 아끼는 건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기 때문이죠. 쉽게 ‘널 평생, 영원히 사랑하겠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꼭 책임질 수 있는 말만 하고 싶어요.”

▲생년월일 : 1979년 4월 17일 ▲학력 : 고려대 사회학과 4학년 진학 예정 ▲키 : 186cm ▲몸무게: 80kg ▲가족사항 : 1남2녀 중 막내 ▲2000년 7월 사이버 가요제 ‘뜨악 페스티벌’ 입상으로 데뷔, 2001년 SBS 가요대전 신인상, MBC 10대가수 가요제 신인상, 골든디스크상 신인상, 2002년 SBS 가요대전 본상, MBC 10대 가수, 골든디스크상 본상, 서울가요대상 본상 ▲앨범 : 1집 ‘처음처럼’ 2집 ‘멜로디 다모르’

(서일호 주간조선 기자 ihse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