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문화 2002.10.24. 1725호
[학원] “폭탄주 싫다” “창업 준비” 와인 공부 인기
전문인 중심에서 일반인으로 ‘와인 배우기’확산

▲ 서울 와인스쿨
“프랑스 와인은 크게 보르도 와인과 부르고뉴 와인으로 나뉩니다. 한국에는 보르도 와인이 더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서울 평창동 ‘보르도 와인 아카데미’(원장 최훈) 강의실은 전국에서 올라온 학생들로 가득 찼다. 강의를 듣기 위해 대전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는 김재완(37)씨는 “회사에서 주류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면서 “유럽 정통와인에 대해 제대로 공부를 해보라고 회사에서 학습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또 제주 신라호텔 한식파트에서 근무하는 박경상(33)씨는 “한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연구 중”이라며 “회사측에서 와인 아카데미를 다니는 동안 서울 호텔신라에 임시로 근무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전문인 과정이 강한 보르도 와인 아카데미의 최훈(67) 원장은 “현업에 종사하는 와인 전문가들이 강사진에 들어 있다”면서 “허동조 ‘와인타임’ 대표, 김학균 ‘한독와인’ 대표, 음식과 와인 전문칼럼니스트 강지영씨 등이 분야별 강의를 맡고 보르도, 부르고뉴 현지에서 와인 석학들이 일주일씩 내한 강의를 한다”고 말했다.

▲ 보르도 와인 아카데미 수업 장면
물론 와인 공부가 전문인들의 전유물은 아니다. 서울 논현동 ‘서울 와인스쿨’(원장 김준철) 강의실에는 개인적인 취미와 창업을 위해 와인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많은 편.

이곳 수강생인 연세제일 정형외과 이동승(42) 원장은 “동료 의사들과 회식을 하면 자연스럽게 폭탄주를 마시게 된다”면서 “그러나 1년 전부터 와인을 마시면서 와인의 부드러운 매력에 빠져 와인 수업은 물론 동호회에도 빠지지 않고 꼭 참석한다”고 말했다.

국가고시 공부를 하다가 와인 공부로 전향했다는 김창범(29)씨는 “와인 바가 서울에 밀집되어 있는 경향이 있다”면서 “선배와 함께 전남 광주에 와인 바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전업주부 조필수(37)씨도 “올 4월까지 은행에 다니다가 그만뒀다”면서 “가사와 병행할 수 있는 와인숍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곳 졸업 동기생인 한경희(42)ㆍ임연희(38)씨는 의기투합해서 종로구 청진동에 ‘와인과 나무’라는 와인숍을 열었다. 임씨는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강북, 그것도 해장국으로 유명한 청진동에 와인숍을 열었지만 올 추석에는 물건이 없어서 주문을 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보르도 와인 아카데미와 서울 와인스쿨 같은 사설 교육기관 외에도 와인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중앙대와 세종대가 있다. 중앙대는 산업교육원과 국제경영대학원에서 공동으로 ‘소믈리에-컨설턴트 과정’(주임교수 손진호)을, 세종대는 관광대학원에서 ‘와인 마스터 과정’(주임교수 김진국)을 마련했다.

이외에도 와인나라닷컴(www.winenara.com)의 ‘더 와인아카데미’, 와인21닷컴(www.wine21.com), 베스트와인(www.bestwine.co.kr) 등의 와인 강좌가 있다. 이 중 한국 소믈리에협회 명예회장인 서한정(60)씨가 이끄는 ‘더 와인아카데미’는 체계적인 교과 과정으로 인기가 높은 편이다.

(서일호 주간조선 기자 ihse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