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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전문대학원 누굴 위해 만들었나] 의사 장벽 철폐한다” 명분 DJ·盧정권 합작 주요 大도 작년 마지못해 합류… 존립 불투명
누가 제안해 어떻게 시작됐나
13개대 의과대·의전원 병행 운영
14개대는 의전원 전환 아예 거부
2001년 6월 5일 서울대 치과병원 강당에서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과학기술부) 주최로 의·치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제도 도입에 관한 공청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허갑범 의학전문대학원 추진위원장(당시 연세대 의대 교수)은 “국내 41개 의대와 11개 치대가 대학 사정에 따라 2003학년도부터 단계적으로 전문대학원을 개설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의전원 기본모형을 발표했다. 의전원 제도가 현재의 골격을 갖추게 된 건 이때부터였다.

이전에도 전문대학원 설립에 관한 논의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자문기구였던 교육개혁위원회는 우리나라 대학원 유형을 일반·특수·전문대학원으로 체계화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1995년엔 법조인과 의사, 성직자, 교원 양성을 위한 전문대학원제도 도입이 검토됐고, 1997년 들어선 의대 학제 개편 관련 공청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그러나 암중모색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던 의전원 제도 도입이 활기를 띤 건 김대중 정부 들어서였다. 김 전 대통령 취임 첫해인 1998년 당시 교육부는 ‘연구중심대학 육성 국책과제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의전원 제도 도입 내용을 포함시켰다. 2000년 10월 17일 교육부는 ‘의·법학전문대학원 도입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12월 16일 관련 규칙을 공포, 시행했다. 이듬해 출범한 의전원 추진위원회 업무는 당시 김 전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허 전 교수가 맡아 진행했다.

대학들이 의전원 체제를 실질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한 건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 초기인 2004년부터다. 노무현 정부에서 첫 교육부장관을 지낸 윤덕홍 전 부총리는 이 시기에 여러 차례 의학·법학·경영대학원 추진을 강력히 시사했다. ‘의대, 법대 졸업장 없이도 의사, 변호사가 될 수 있다’는 명분은 이른바 ‘좋은 직업’의 진입장벽 철폐를 주장해온 노 정부와 ‘코드’가 마침맞았다.

그러나 언뜻 안정기에 접어든 것처럼 보이는 의전원 제도의 이면은 여전히 불안하다. 의전원 체제로의 전환을 망설이는 대학이 적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2009년 현재 전국 41개 의대 중 27개 대학이 의전원 체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 중 절반인 13개 의대는 학부와 대학원 체제를 각 50%씩 섞어 운영하고 있다. 14개 대학은 아예 의전원 전환을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서울대는 2009학년도 신입생 모집부터 기존 의대 정원의 50%를 의전원생으로 충원했지만 2010년 이후에도 의전원 제도를 유지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학업공간이 협소하고 교수 충원도 쉽지 않은 데다 학부생과 의전원생 간 커리큘럼 차별화 등 불거지는 문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임정기 서울대 의대 학장(영상의학과)은 언론 인터뷰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의전원 체제는 교육적인 면, 선택적 면에서 합당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2003년 당시 교육부는 의전원 전환을 거부하는 서울대·연세대·성균관대 등을 상대로 2개의 ‘당근’을 제시했다. 첫째, 의대 정원의 50%만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면 나머지 50%는 자율적으로 선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둘째, 2009년까지의 의전원 체제 운영에 관한 연구용역을 실시, 이를 바탕으로 2010년에 향후 의학교육 체제를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자칫 ‘2010년 이후 의전원제도 파행’이란 최악의 시나리오가 도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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