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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전문대학원 누굴 위해 만들었나] 학원비·응시료·등록금…졸업장 따려면 최소 1억
[폐해4] 가진 사람들만의 시험판
가상의 인물 A씨가 있다고 해보자. A씨는 올해 28세 여성으로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후 2년간 직장생활을 하다 의전원 시험을 준비했다. 첫해는 실패. 그리고 작년 드디어 수도권 소재 모 사립대 의전원에 합격했다. A씨가 정식 의사로 활동할 수 있는 건 의사 국가고시를 치를 2013년부터다. 그때까지 A씨가 투자해야 하는 돈은 얼마나 될까?

교재와 인터넷 강의 등을 통해 의전원 시험 준비를 독학하는 경우도 없진 않다. 그러나 의전원 진학을 준비하는 대부분의 선택은 ‘전문학원행(行)’이다. 의전원 전문학원의 경우, 수험생의 학부 전공과 선행학습 정도에 따라 수강료에 다소 차이가 있다. 단과반 수강료는 대개 15만~20만원. 그러나 생물 등 일부 인기강사의 강의는 30만원에 육박한다. 주요 과목 수업을 모두 들을 수 있는 종합반 수강료는 70만~80만원이다.

여기에 학원 측의 ‘특별관리’를 받을 수 있는 회원에 가입하면 회원비 30만원 안팎이 추가된다. 적게는 60만~70만원, 많게는 100만원 이상이 매월 학원비로 나가는 셈이다. 대부분의 학원이 ‘일반과정→심화과정→실전추론→모의고사 풀이’ 등의 순으로 1~8개월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수험생활 1년 만에 합격한다고 해도 학원비는 500만~800만원에 이른다. 재수까지 하게 되면 이 금액의 1.5~2배 지출을 각오해야 한다.

실제로 의전원 입시학원 시장은 늘어나는 수험생들로 매년 급격한 신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7년 서비스업 부문 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전원과 로스쿨, 고시 등 각종 전문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기타 일반교습학원’의 매출은 2486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33.3% 증가했다. 이는 서비스업 전체 매출 증가율(10.6%)의 3배, 입시학원과 보습학원 등 일반 교과학원의 매출 증가율(20.3%)의 1.6배에 해당한다.

시험 응시료도 만만찮은 부담이다. 2005년 처음으로 치러진 의전원입문검사(MEET) 응시료는 30만원, 지난해는 27만원이었다. 시험 문항 출제비와 시험장 관리비 등 소요 예산을 집행하는 주관기관이 국가가 아닌 민간단체(의·치의학교육입문검사협의회)여서 국고 지원을 전혀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관문을 뚫고 합격의 기쁨을 누리는 데도 돈이 든다. 2007년 10월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과학기술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7년 현재 11개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연평균 등록금은 1385만1000원(국립 1151만1000원, 사립 1853만원)이다.

이 자료를 낸 유기홍 전 민주당 의원은 “대학의 의·치의학 과정이 전문대학원 체제로 바뀌면서 국립대학은 707만원(158.9%), 사립대학은 1018만원(121.9%)씩 등록금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운영하는 정보공시 사이트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에 올라온 2008학년도 등록금은 전년도에 비해 5~10%포인트씩 올랐다. 올해 신입생의 경우 한 학기 등록금이 1000만원대에 진입한 대학도 등장했다. 이 경우 졸업할 때까지(총 8학기) 학비는 8000만원이 넘는다.

결국 의전원 진학을 꿈꾸는 수험생 앞엔 ‘학원비+응시료+등록금’ 등 세 겹으로 둘러싸인 고비용의 벽이 가로막혀 있다. 물론 의·치의·한의계열 대학(원)과 전문대학원생의 경우 정부가 보증하는 학자금 대출을 이용하면 9000만원까지 대출 받을 수 있다. 학자금 대출 중 최고 금액이다. 그러나 모든 이가 한도까지 돈을 빌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자(연평균 7.30%, 2009학년도 1학기 기준) 부담도 적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의전원 재학생이나 수험생 중 ‘가난을 무릅쓰고 도전하는 고학생’은 흔치 않다. 김모(28·의학전문 대학원 재학 중)씨는 “더러 학자금 대출에 의지하는 경우도 있지만 등록금을 못 낼 정도로 사정이 어려운 학생은 많지 않은 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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