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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특집/대한민국 건국의 영웅들] 누가 이 위대한 나라를 세웠는가?
아시안게임의 슬로건은 ‘영원한 전진(Ever Onward)’이다. 1951년 제1회 아시안게임의 개최지는 인도 뉴델리였다. 제2회 아시안게임은 1954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렸다. 3회는 1958년 일본 도쿄, 4회는 1962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5회와 6회는 모두 태국 방콕에서 개최됐다.

1960년대 초 인도, 필리핀, 인도네시아는 아시아에서 부국(富國)에 속했다. 당시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80달러 수준으로 세계 최빈국에 포함되었다. 이 시기의 한국을 가리켜 영국 언론은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꽃피기를 기대하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기대하는 것보다 어렵다’고 비아냥거렸다.


1970~1980년대를 거치면서 대한민국은 이들 세 나라를 역전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급성장했다. 대한민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들 중에서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이룩한 나라에 손꼽힌다.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신생국들 중에서 눈을 씻고 찾아봐도 불과 60여년 만에 대한민국처럼 성공한 나라가 드물다.

이런 대한민국이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마치 ‘태어나서는 안 되는 나라’인 것처럼 그려지고 있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대한민국의 성취를 어찌된 일인지 국내에서는 깎아내리지 못해 안달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역사’라고 규정한 바 있으며 텔레비전과 인터넷 언론은 앞다투어 역사 부정을 일삼고 있다. 이들은 영욕(榮辱)의 한국현대사를 오욕(汚辱)의 역사로 규정하며 역사를 모르는 젊은 세대에 대한민국에 침을 뱉으라고 세뇌한다.

친로 매체, 좌파·관변 역사학자, 전교조를 비롯한 시민단체 등이 집중적으로 왜곡하는 시대상황은 해방공간의 정치상황이다. 좌파·관변 역사학자들은 광복 이후 친미 우파가 득세하면서 민족자주세력이 좌절했고 이승만의 남한 단독정권 수립이 분단의 영구화를 가져왔다고 주장한다. 전교조는 김일성의 항일투쟁을 미화하고 6·25를 조선해방전쟁이라고 칭송한다.

‘이승만의 남한 단독정권 수립이 분단의 영구화를 가져왔다’는 주장을 보자. 이는 명백한 사실의 날조다. 좌파·관변 학자들은 줄곧 1946년 6월 3일 “가능한 지역 내에서 총선을 실시하여 정권을 수립하자”는 이승만의 ‘정읍 발언’이 남북 영구 분단의 시발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미 해제된 소련의 비밀문서를 통해 ‘소련 점령지역에 부르주아 민주주의 정권을 수립하라’는 1945년 9월 20일자 스탈린 비밀지령이 남북 분단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소련의 사주를 받은 김일성 집단은 이미 남북 분단을 계획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었다는 얘기다.

오는 8월 15일은 광복 61주년이 된다.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는, 세계 최빈국 북한의 오늘을 보면서 우리는 혼돈의 해방공간에서 ‘자유민주주의 진영’을 선택한 지도자들의 혜안에 자못 고개가 숙여진다.

2006년을 사는 우리들은 60여년 전 해방공간에서 대한민국 건국에 기여한 주역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일반인들은 대한민국 건국 하면 가장 먼저 이승만과 김구를 떠올린다. 그렇다면 이승만과 김구를 제외하면 과연 우리는 누구를 기억하고 있나.

주간조선은 정치학자 14명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건국의 주역들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다. ‘이승만과 김구를 제외하고 대한민국 건국에 이바지한 사람을 추천해 달라’는 질문을 공통적으로 던졌다. 김규식과 여운형이 각각 6회씩, 김성수 4회, 조만식 조병옥 신익희 송진우가 각각 3회씩 추천되었다. 이 밖에 조소앙 조봉암 이시영 이범석 장택상 임영신 장덕수(2회씩), 안재홍 김창숙 이철승 유진오 박헌영 조병욱 조규식(1회씩)이 추천을 받았다.

김명섭 연세대 정외과 교수는 김규식, 조소앙, 조만식을 선정했다. 김 교수의 추천 이유를 들어보자.

“김규식은 대한민국 헌법의 법통(法統)으로 명시된 임시정부의 초대 외무총장을 지낸 사람이며, 조만식은 대한민국의 평화정신을 상징할 수 있는 지도자이며, 조소앙은 대한민국 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최다득표를 한 사람이다.”

이우진 중앙대 교수는 김규식, 신익희, 이시영을 꼽았다. 이 교수는 “김규식은 상대적으로 노선이 다른 인물이었지만 대한민국 건국에서 있어서 그의 노력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부연한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여운형, 유진오, 박헌영을 꼽았다. 강 교수는 여운형에 대해 이런 설명을 했다.

“여운형은 긍정적인 기여가 있다. 좌파라고 하지만 중도에 가까운 인물이었고 그가 세운 건준(建準)은 처음에는 폭넓은 인사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냉전 구도에서 우파에 선 인물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선정하게 된다면 여운형은 빠질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면 너무 협소하게 정의한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주간조선은 김규식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건국에 기여한 인물을 매주 한 명씩 연재하기로 했다. 독자 여러분들의 성원을 부탁 드린다.


조성관 주간조선 차장대우(mapl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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