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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선교대국]한국의 해외 선교사 수는 세계 2위
1만4086명으로 인구비례로는 세계 1위… 세계 오지 곳곳에서 활동
치드에서 선교 활동하는 양승훈 목사 부부
미국 6만4084명, 한국 1만4086명, 영국 8164명, 캐나다 7001명, 브라질 5801명….

이 숫자는 2006년 1월 현재, 세계 각국에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 수다. 미국 인구가 2억9200명이고, 1인당 GDP가 4만달러가 넘으니 국력에 비춰보면 한국은 선교사 수에서 사실상 세계 1위라고 할 수 있다.

▲ 아프리카 차드의 수도 은자메나에서 간증중인 양승훈(교단 가운데) 선교사.
1988년 한국의 해외 선교사 수는 1000여명, 세계 55위였다. 당시 선교단체 대표들은 “2000년까지 1만명을 파송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2004년 한국은 마침내 해외 선교사 수에서 미국 다음으로 2위에 올라서게 되었다.

기독교 국가도 아닌 한국이 어떻게 선교사 강국이 되었을까? 기독교 신자가 아닌 사람의 눈에는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불과 120년 전 ‘조용한 아침의 나라’ 조선에 벽안(碧眼)의 선교사들이 들어왔다. 이들은 ‘봉건의 땅’ 한반도에 학교, 교회, 병원을 세우며 근대화의 씨를 뿌렸다. 역사 교과서에 나오는 선교사 아펜젤러는 1885년 4월 한국에 와 그 해 8월 배재학당을 세웠고 2년 뒤인 1887년 10월 정동교회를 세웠다. 여선교사 스크랜턴은 1886년 이화학당을 세웠다.

한국의 해외 선교사 1만4086명은 5대양 6대주에 없는 곳이 없다. 이들을 지역별로 나누면 동아시아 3834명(27.2%), 동남아시아 1913명(13.6%), 태평양·오세아니아 1023명(7.3%), 북미 907명(6.4%), 중앙아시아 889명(6.3%), 서아시아 787명(5.6%)의 순이다.<표 참조>

선교사는 주로 교단 선교부와 선교단체에서 보낸다. 교단 선교부는 주로 목사를, 선교단체에서는 주로 평신도를 내보낸다. 총회세계선교회, 한국불어권선교회, GMP, GMF, GP, 한나선교회, 미전도종족입양본부, 중국어문선교회, 대륙선교회, 오픈도어선교회, OMP선교회, 중동선교회, 인터콥선교회, 러시아선교회 등이 선교사를 많이 보내고 있는 선교단체다. 이 중 대한예수교장로회 소속 선교전문단체인 총회세계선교회(GMS: Global Mission Society of the Presbyterian Church in Korea)가 역사가 가장 깊다. GMF(Global Missionary Fellowship), GP(Global Partnership) 등은 자생선교단체로 역사가 20년이 넘는다.


GMS(이사장 김선규 목사)는 1907년 최초의 한국인 목사 7명 중 한 명을 제주도에 보냈다. 당시만 해도 제주도는 문화적으로 외국과 마찬가지였다. 1912년 박태로, 김영훈, 사병순 세 선교사는 중국 산둥성의 오지로 간다. 이때부터 중국 공산당 정권에 의해 강제 추방되는 1957년까지 45년 동안 목사, 여전도사, 의사, 교사 등이 중국에서 선교 사역을 했다. 2006년 3월 현재 GMS는 동남부아프리카, 서북부아프리카, 서남아시아, 태평양 등 90개국에 1382명을 보냈는데 이는 전체 해외 선교사 수의 10%에 해당하는 숫자다.

개별 교회 차원에서도 선교사를 파견한다. 서울 반포동의 신반포교회는 모두 25명(파송 선교사, 후원 선교사)의 선교사를 세계 각국에 파견하고 있다. 신반포교회는 이 사실을 주보에 게재해 신도에게 알린다. 신반포교회에서 해외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지역은 차드, 에티오피아, 모잠비크, K국, 우크라이나, 키르기스스탄, 코스타리카, 필리핀 등이다.

여기서 독자들은 궁금해 한다. 왜 ‘K국’이라고 했을까? K국은 중앙아시아의 한 국가를 말한다. 이 국가의 종교는 이슬람교(수니파)와 러시아정교. 선교 활동에서 위험지역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해외 선교활동에 가장 위험한 지역은 아프리카 북부, 중동, 중앙아시아 등의 이슬람 지역과 공산권 지역이다. 이슬람 국가에서는 선교사 비자를 발급하지 않기 때문에 선교사들은 때때로 유학생 비자나 사업가 비자를 받아 현지에 들어간다.

▲ 인도네시아 바탐섬에서 사역 중인 김바울 선교사(오른쪽 끝).
선교단체 인터콥(InterCP)은 오는 8월 아프가니스탄 평화축제를 계획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지 선교사와 선교단체들은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아프간 평화축제에 대한 논란은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한국정부 차원으로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인터콥의 사역 대상은 미전도 종족이 집중되어 있는 유라시아대륙의 소아시아, 카프카스, 중앙아시아, 페르시아, 아랍, 시베리아, 중국 소수민족, 인도차이나 등의 이슬람교, 유교 및 불교권이다. 1983년부터 미전도 종족선교를 위해 사역해 온 인터콥은 2005년 현재 소아시아, 중앙아시아, 카프카스, 몽골, 인도차이나반도, 중국 소수민족, 일본 등지에 270여명의 선교사를 보내고 있다. 인터콥의 사역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30여개의 투르크어와 3개의 퉁구스어계 언어에 대한 성경 번역 작업이다.

한국 선교단체들이 주력하고 있는 지역은 무슬림 지역과 공산권 지역, 그리고 프랑스어권 지역이다. 특히 이슬람 지역에서는 선교활동이 허용되지 않아 선교사들은 신변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2004년 이라크 무장단체에 납치되어 목숨을 잃은 김선일씨는 당시 천지무역 소속의 선교후보생 신분이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얘기다.

중국은 18세 미만의 청소년에게는 종교를 강요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또한 중국은 외국인이 자국민에게 선교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선교사들은 중국에서 주로 조선족을 대상으로 선교를 한다. 공산권은 아니지만 베트남과 미얀마도 복음화가 안된 지역으로 간주된다.

프랑스어권 국가 역시 대표적인 선교 소외지역이다. 영미권 지역으로는 선교사가 많이 나가지만 프랑스어권 지역은 언어문제로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지구상에는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나라가 프랑스를 포함해 48개국이다. 이 중 아프리카 대륙에 24개국이다. 사하라 사막 서쪽의 세네갈, 기니, 말리, 차드, 니제르, 카메룬, 코트디부아르 등이 프랑스어 사용국이다.

한국불어권선교회(대표 이몽식 목사)는 아프리카의 프랑스어권 국가에 선교사를 파견하는 단체다. 1992년 설립된 한국불어권선교회는 5년간의 준비 끝에 1997년 아프리카 서부 내륙국가 차드에 첫 선교사(양승훈)를 보냈다.

아프리카 차드는 아프리카에서도 최빈국에 속한다. 1997년 당시 차드는 한국인 선교사가 한 명도 없었다. 한국불어권선교회는 현재 차드에 아홉 가족, 가봉과 부르키나파소에 각각 한 가정씩을 보냈다. 이몽식 목사는 “한국에서의 기초훈련을 마치면 프랑스에서 10개월간 언어훈련을 하고 현지로 파송한다”고 말한다.

아프리카와 중남미의 작은 나라들은 한국인 ‘태권도 선교사’를 통해 한국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태권도 사범 선교사들은 대부분 세계스포츠선교회(이사장 박종순 목사)를 통해 현지에 나가 있다. 1976년 설립된 세계스포츠선교회에는 현재 파송 선교사 31명, 협력 선교사 15명, 파송 사범 16명이 있다. 세계스포츠선교회 소속 선교사들은 태권도, 합기도, 축구, 야구, 체조 등을 가르치면서 사역을 한다. 이중 태권도 사범 선교사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세계 각국의 오지를 취재한 경험이 있는 기자들은 뜻밖의 장소에서 한국인 선교사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한다. 실제로 한국 대사관의 손길이 닿지 않는, 오지 중의 오지에 한국 선교사들이 있다.

오지여행가 조주청씨는 세계 방방곡곡의 오지를 다니다 여러 명의 선교사를 만났다. 조씨는 1990년대 중반 파푸아뉴기니에서 만난 선교사 부부 가족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선교사 부부는 파푸아뉴기니의 산악 정글에서 현지 부족과 18년째 살고 있었다. 그 선교사는 정글에서 살며 부족 언어로 성경을 번역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이를 위해 현지에 파송되기 전에 영국에서 6년간 음성학을 공부했다. 22년 걸리는 일을 그는 18년 만에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고 했다. 그는 정말 존경스러운 선교사였다.”

세계선교협의회 강승삼 목사(총신대 선교대학원장·한기총 선교위원장)는 나이지리아 북부의 이슬람 지역에서 12년간 선교사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강 목사는 “한국 선교사들은 영적인 면에선 선교 활동을 하지만 현지에 한국문화를 알리고 한국 이미지를 고양시키는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강 목사는 “인권이 없는 곳에 인권이 있게 하고, 먹을 곳이 없는 곳에 먹을 것을 만들어주고, 병이 있는 곳에 건강이 깃들게 하고, 전쟁이 있는 곳에 평화가 있게 만드는 게 한국 선교사들”이라고 말한다.

왜 한국 선교사들은 이처럼 선교에 헌신적인가? 두 가지 분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외국인 선교사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 선교단체의 분석이다. 한국에는 ‘뜨거운 열정’을 가진 장로회 선교사들이 많이 들어왔고 이 선교사들이 ‘영혼 구원’의 복음을 전파했기 때문이란다. 강 목사는 “선교사들은 복음이 한민족만을 위한 복음이 되어선 안 된다는 일념으로 나가고 있다”고 말한다. 다른 하나는 ‘교회의 존재 목적은 선교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현재 5만8000개 개신교 교회 중 선교활동에 나서고 있는 교회는 8000개에 달한다고 한다.

선교단체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 선교사들이 세계 각국에서 환영 받는 이유는 네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성실하고 근면하며, 둘째는 사계절이 있어 어느 나라를 가도 적응을 잘하고, 셋째는 황인종이라 제3세계에서도 거부감을 주지 않고, 넷째는 친절하기 때문이다. 선교단체들은 두 가지 목표가 있다. 하나는 2020년까지 ‘자비량 선교사’를 100만명 내보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2030년까지 10만명 선교사 파송’이다. 자비량 선교사란 선교단체나 교회로부터 경제적 후원을 받지 않고 현지에서 돈을 벌면서 선교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조성관 주간조선 차장대우(mapl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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