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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듯한 얼굴이라 했더니…
나미·박근형·임동진·임성훈 2세 등 가업(家業) 잇는 연예인 50여명
▲ 가수 정철
이제 연예계에서도 ‘가업(家業)을 잇는다’는 말이 낯설지 않다. 그만큼 연예인의 위상이 높아졌고 2세 연예인도 많이 등장했다. 현재 2세 연예인은 50여명이 활동 중이다. 예전에는 주로 배우였는데 최근에는 가수로서의 활약이 눈에 띈다.

그 선두에는 가수 태진아(본명 조방헌)의 아들 이루(본명 조성현)가 있다. 미국 버클리 음대 피아노과 휴학 중인 이루는 지난해 1집 ‘Begin to Breath’를 냈고 ‘다시 태어나도’가 히트하면서 2005년 골든디스크 신인상을 탔다.

태진아는 아들이 가수가 되겠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가수가 되기 위해 110㎏이 넘는 몸무게를 1년6개월 만에 40㎏ 이상 빼는 걸 보고 허락했다. 이루는 아버지의 유명세를 배경으로 가수가 되고 싶지는 않았는데 자신도 모르게 부자지간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 어머니 나미
‘슬픈 인연’을 부른 가수 나미의 아들 정철(본명 최정철)은 그룹 ‘룰라’ 이상민의 제안으로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정철은 어머니가 가수임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자신이 가수가 되는 걸 좋아하지 않아 아버지 모르게 가수활동을 하려 했는데 방송에 출연한 프로를 아버지가 보고서야 허락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2003년 KBS 2TV 드라마 ‘상두야 학교 가자’ O.S.T에 실린 ‘마이 러브’로 주목을 받은 후 1집 ‘비가 와’를 발표했고, 1.5집에서는 어머니 나미의 ‘슬픈 인연’을 리메이크 해서 불렀다. 2005년에는 2집을 냈고 일본과 중국 활동도 앞두고 있다. 또 남성듀엣 ‘해바라기’ 이주호의 아들 이상(본명 이상수)은 아버지의 히트곡인 ‘행복을 주는 사람’으로 데뷔했다.

▲ 가수 이루
배우 2세 중에서도 가수로 활동하는 연예인이 많다. 탤런트 박근형의 아들 박상훈은 그룹 ‘멜로 브리즈(Melo Breeze)’를 결성했다. 그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컴퓨터공학과를 다녔고 호주 ‘2Day FM Battle of Bands’에서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탤런트 정운용의 아들 후(본명 정태수)는 데뷔앨범 ‘Tales of Love’를 발표했다. 고려대 재료공학과 2학년 휴학 중인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가수의 꿈을 키웠다. 고등학교 때는 힙합그룹을 결성했고 고2 때는 전국 규모의 힙합경연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방송인 임성훈의 아들 임희택은 테이크(T-ache)라는 예명으로 2인조 힙합그룹 ‘사이드 비(Side-B)’에서 활동 중이다. 사이드 비는 1999년 ‘In the place to be’로 데뷔했고 2005년 정규 앨범을 냈다. 이 밖에도 연예인 2세 가수로는 패티 김의 딸 카밀라, 선우용녀의 딸 최연제 등이 있다.

▲ 아버지 태진아
지속적으로 2세 연예인이 이어져온 배우 부문에서는 활발하게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탤런트 남성훈(본명 권성준)의 아들 남승민(본명 권용철)은 현재 SBS 드라마 ‘사랑과 야망’(2006년판)에 출연 중이다. 2002년 작고한 남성훈은 1986년 방영된 MBC 드라마 ‘사랑과 야망’에서 주인공 태준 역을 맡았고, 아들 남승민은 20년 만에 리메이크된 ‘사랑과 야망’에서 태준(조민기)의 대학학보사 후배 두식 역을 맡았다. 남승민은 초등학교 때 아버지가 ‘사랑과 야망’을 녹화해 놓으라고 해서 당시 이 드라마를 모두 봤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다녔고, SBS 드라마 ‘완전한 사랑’ ‘소풍가는 여자’ 등에 출연했으며 지난해 MBC ‘영재의 전성시대’부터 남승민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영하·선우은숙의 아들 이상원은 현재 아버지 이영하와 함께 KBS 1TV 드라마 ‘별난 여자 별난 남자’에 출연 중이다. 극중에서 이영하는 웰빙 홈쇼핑의 사장, 이상원은 이 회사 직원으로 등장한다. 이상원은 미국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다가 귀국해서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편입했다.

이들과 함께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2세 배우로는 탤런트 최주봉의 아들 최규환, 김용건의 아들 하정우(본명 김성훈), 서인석의 아들 서장원 등이 있다. 세 사람은 모두 중앙대 연극과 동문이고 최주봉과 서인석도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또 최규환과 하정우는 절친한 친구 사이로 2003년 영화 ‘마들렌’에 함께 출연했다.

최주봉은 아들이 공부를 잘했고 원래 기자나 경찰이 되고 싶어했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배우인 자신을 동경했다고 밝혔다. 최규환은 MBC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드라마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 추리 다큐 ‘별순검’, SBS ‘토지’ 등에 출연했다.

▲ 배우 하정우
SBS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에서 대통령의 딸(전도연)의 경호원으로 나왔던 하정우는 지난해 군대를 소재로 한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에 출연해서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 남자연기상을 수상했고, 김기덕 감독의 신작 ‘타임’에 성현아와 함께 캐스팅됐다. 하정우와 함께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에 출연했던 서장원은 집에서 대본을 외우는 아버지 덕에 발성과 톤 처리를 익혔다고 밝혔다.

탤런트 임동진의 딸 임유진은 2001년 영화 ‘꽃섬’에 출연했고, 공연 ‘드라큘라’ ‘팔만대장경’ ‘사운드 오브 뮤직’ ‘청년 장준하’ 등에 등장했다. 특히 ‘청년 장준하’에서는 임동진이 김구로 출연했고 임유진은 장준하의 부인 역을 맡았다. 그의 여동생 임예원도 연예계 진출을 앞두고 있다.

2세 배우 중에서는 이미 스타덤에 오른 연예인도 많다. 고 김무생의 아들 김주혁은 SBS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과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 ‘청연’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동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그는 2001년 SBS 공채 8기로 데뷔했다. 김을동의 아들 송일국은 KBS ‘해신’ 영화 ‘작업의 정석’으로 인기가 급상승했다. 그는 1998년 MBC 27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고, 여동생 송송이는 SBS 탤런트 2기 출신이다.

▲ 아버지 김용건
주호성(본명 장연교·아버지), 장나라(딸), 장성원(아들) 세 사람은 중앙대 연극학과 동문(주호성은 연극영화과)이다. 장나라의 어머니 이경옥은 TBC 공채 11기 탤런트이고 오빠 장성원은 MBC 24기 공채 탤런트 출신이다.

2세 연예인이 동료 연예인과 결혼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탤런트 남일우·김용림의 아들 남성진은 MBC ‘전원일기’에 함께 출연했던 탤런트 김지영과 결혼했고, 연규진의 아들 연정훈은 KBS 1TV ‘노란 손수건’에서 호흡을 맞춘 한가인과 결혼했다. 연정훈은 미국에서 중·고교를 마치고 디자인학교인 아트센터에 입학했다가 귀국했다. 명지대 대학원에서 제품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지난해 10월 1집 ‘All for You’를 내고 가수로도 데뷔했다.

영화 ‘말아톤’의 조승우는 1970년대 ‘행복이란’을 부른 가수 조경수의 아들이다. 1999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으로 데뷔한 조승우는 여자친구인 강혜정과 영화 ‘도마뱀’을 촬영 중이다. 조승우는 2004년 ‘지킬 앤 하이드’로 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도 받았다. 그의 누나 조서연은 뮤지컬 배우로 공연 ‘하드록 카페’ ‘지하철 1호선’ ‘사랑은 비를 타고’ 등에 출연했다.

▲ 탤런트 김용림(왼쪽)과 아들 남성진
이 밖에도 2세 배우로는 추송웅의 딸 추상미, 신성일·엄앵란의 아들 강석현, 김진규의 딸 김진아, 박노식의 아들 박준규, 허장강의 아들 허준호 등이 있다.

3대째 배우 ‘가업’을 잇는 경우도 있다. 탤런트 이덕화는 영화 ‘현해탄은 알고 있다’ ‘성춘향’ ‘피아골’ 등에 출연한 배우 이예춘의 아들이다. 이덕화의 딸 이지현, 아들 이태희는 연예계 진출을 앞두고 있다. 미국 보스턴 뉴베리칼리지 2학년 휴학 중인 이지현은 지난해 9월 방송된 MBC ‘스타자서전-이덕화 편’에 한 번 출연했는데 인터넷에서는 벌써 팬클럽까지 결성됐다.

이 밖에도 독고성(할아버지)·독고영재(아들)·전성우(손자), 전옥(외할머니)·강효실(딸)·최민수(손자), 김승호(할아버지)·김희라(아들)·김기주(손자) 가족 등이 있다.

연예인 2세가 연예계에 진출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먼저 연예계 메커니즘을 빨리 파악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TV를 통해 부모의 연기를 보거나 노래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연예계 분위기를 익히고, 대중의 심리를 읽어내는 기술을 어깨너머로 배울 수 있다. 또 데뷔 과정에서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2세 연예인은 일반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배역을 쉽게 맡을 수 있고 언론에서 우호적인 보도를 해주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부모가 직접적인 ‘지원사격’을 하기도 한다. 탤런트 박근형은 아들 박상훈의 1집 타이틀 곡 ‘모 메모리’ 뮤직비디오에 출연했고, 탤런트 정운용은 아들 후의 뮤직비디오 ‘기적’에 출연했다. 또 이덕화는 딸 이지현의 데뷔를 돕고 있다고 밝혔으며 임예원의 경우도 임동진의 딸이라는 기사가 이름 알리기에 큰 도움이 됐다. 여기에 키, 외모, 음색, 성량 등 배우나 가수가 되기 위한 조건이 유전된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 탤런트 연규진의 아들 연정훈(오른쪽)과 한가인.
하지만 스타가 되는 과정은 마라톤과 같다. 초반 출발과 스피드가 빨랐다고 결승선에서 1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또 2세 연예인이라는 꼬리표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가수 이루는 2005년 데뷔 초기 태진아 아들이라는 사실을 감추려 했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그 사실이 공개됐고 한동안 ‘아버지의 후광을 입었다’ ‘노래 실력이 뻔하다’ 등의 네티즌 ‘악플(악성 리플)’에 시달렸다. 정철도 2003년 데뷔 당시 어머니가 나미라는 사실을 숨겼다. KBS 드라마 ‘상두야, 학교 가자’ O.S.T 곡인 ‘마이 러브’가 히트하면서 모자지간임이 공개됐다.

또 하정우는 2세 연기자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러워 가명을 사용했고, 한양대 연극영화과 재학 중인 임영식은 아버지 임하룡이 출연하는 영화 ‘아빠, 여기 웬일이세요?’에 출연을 제안 받았지만 정중히 거절했다.

물론 연예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직업으로서의 위상이 달라져서 ‘딴따라’라는 단어가 가지는 부정적 의미가 줄어들었고 그만큼 2세 연예인도 대접을 받고 있다. 또 연예인은 신세대가 선망하는 최고 직업 중 하나로서 출연료, 모델료, 음반판매액으로 큰돈을 벌 수 있는 분야다. 하지만 연예계에서는 누구의 아들, 딸이라는 것이 초반에는 관심을 끌 수 있지만 음반 판매량, 인기 높이기에 결정적 요인은 되지 못한다는 게 정설이다. 오히려 ‘잘 되면 부모 잘 만나서, 못 되면 본인 실력이 없어서’라는 양날의 칼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부모 덕에 데뷔 기회를 좀더 쉽게 잡더라도 실력이 없으면 더 낮게 추락하는 게 바로 연예계 정글의 법칙이다.

서일호 주간조선 기자(ihse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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