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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학자가 보는 남성운동] 가부장적 권위로 복귀는 곤란
'40대 남성 사망률 세계1위'인 한국 남성들이 조직과 가정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최근 이런 한국 남성들을 위한 움직임이 남성운동으로 표면화됐다는 것은 우리 모두를 위해 분명 반가운 일이다. 여기서 우리는 이같은 움직임의 방향이 어디로 향해 있느냐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는 향후 이 운동의 전개뿐 아니라 여성운동과의 관계를 생각해서도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설마 '칼날'이 여성과 여성운동을 겨냥한다고 믿고 싶지는 않지만, 여성해방운동의 반사적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일어난 운동이라면 곤란하다고 본다. 왜 이 시기에 한국 사회에서 남성운동이 가시화되고 있을까. 20세기말 한국 사회에서 초래된 IMF 위기가 주 생계부양자인 남성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켰을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10대 소녀와의 매매춘 행위가 공공연히 성행하는 세태와도 무관하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한국 남성들이 겪는 문제의식은 무엇일까. 첫째, 남성들은 그들의 조직세계가 결코 민주적이지 않다고 느끼는 데서 오는, 사회 전반에 대한 자괴심과 냉소주의의 확산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조직의 가부장성에 대한 전복의식이 싹트고 있다고 본다. 둘째, 모든 생활양식에서 성별 분리구조가 깨어지고 성역활의 공유구조가 보편화하고 있다. 이 와중에서 남성들은 정말 아기를 봐줘야 하는지, 아버지세대처럼 엄격한 부성적 경계를 계속 지니고 있어야 하는지 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 사회는 더 이상 남성들의 상징적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새 밀레니엄을 향해 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가부장적인 남성으로 복귀하는 것은 상상조차 못할 일이다. 남성운동도 이같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본다. ( 이기숙 신라대 가족학과 교수 : kisslee@sill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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